2019.10.8
한 빙수 전문점.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 딸, 4명의 가족이 테이블에 앉았다. 서로 메뉴판을 보면서 의논을 하는 가 싶더니 스마트폰에 다들 집중한다. 얼마 후 주문한 빙수가 나오자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빙수를 먹는 자녀들과 부모님. 다 먹는가 싶더니 모두 또 스마트폰만 쳐다본다. 이 가족이 실제 나눈 대화는 메뉴 선정한 것이 전부이지 아닐까 싶다.
차를 운전하고 가는 데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보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청소년. 그러나 신호등은 빨간불이다. 차가 바로 앞에 오는 것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청소년. 나도 놀랄 수밖에 없다. 빨간불인데도 보행자가 튀어나오다니. 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 그러나 눈과 귀를 모두 막고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오직 스마트폰만 공손히 모신다.
중학생인 아들이 엄마한테 욕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엄마는 당혹감에 어쩔 줄 모른다. 정작 그 아들은 그게 나쁜 의미를 담고 있는 욕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떤 욕인지도 모르면서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하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막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가져다주는 질병은 또 어떤가? 뇌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위험성과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지는 충동조절 장애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눈은 스마트폰을 집중해서 쳐다보니 눈을 깜짝이는 횟수가 줄고 눈을 크게 떠서 눈물이 빨리 말라 눈이 시리고 뻑뻑한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목은 거북이처럼 일자형으로 되기도 하고 어깨는 과도한 긴장으로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게임은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게임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제작되는 게임을 전체 심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스마트폰에서 유통되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모바일 게임의 경우 게임 등급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또 모바일 게임의 광고는 적나라한 사진과 함께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아동·청소년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어 게임 광고의 유해성 또한 심각하다.
유튜브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배우는 청소년들, 요즘 청소년들은 유튜브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배운다. 좋은 콘텐츠도 많지만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내용도 많다. 작년에 초등학생들 사이에 유튜브 통해 확산된 자살송'대가리 박고 자살하자'는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며 자책하다가 결국 자살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SNS에 자해 인증샷과 자해 동영상 등을 올리는 경우도 많아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이용 콘텐츠에 대한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생활필수품이 됐다. 스마트폰의 교육적인 효과나 그 효용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마트폰을 둘러싼 온라인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환경이 너무 많다. 청소년기 자녀들에게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운전하라고 키를 맡기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위험한 물건이고 아직은 운전할 때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자전거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다. 자전거를 제대로 탈 수 있도록 잡아주고 훈련을 시킨다.
스마트폰은 기능적인 특성으로 게임중독, SNS 중독, 웹툰 중독, 음란물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을 그냥 알아서 사용하라는 것은 자녀를 유해환경에 노출시키고 방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제대로 절제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고 소유권을 다 줄 것이 아니라 사용권만 줘야 한다.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넘겨주는 순간 스마트폰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스마트폰의 세상에는 유튜브와 게임, 웹툰 등 재미있는 콘텐츠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자녀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자기 방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거실에 별도의 반납함을 만들고 거기에 반납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님들도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은 어렵다. 모든 가족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의 사용시간만 통제할 것이 아니라 어떤 앱을 사용하는지 유해한 앱이 아닌 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도를 해야 한다. 청소년의 연령대에 맞는 게임 등을 추천하고 연령대를 넘어설 경우는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 부모는 자식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부모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을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시간과 주 사용용도와 어떤 장소에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지킬 수 있는 구체적 규칙에 대한 협의를 해야 한다. 대화법도 중요하다. 서로 감정을 상하지 않으면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자녀 스스로 스마트폰의 바른 사용습관과 이용조절 습관을 위해 부단히 협상하고 지도해야 한다. 습관을 형상하는 데 66일이 소요된다고 한다. 수련의 기간일 수도 있다. 그 과정에 청소년상담복지센터나 광주스마트쉼센터 등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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