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3우리 센터에서는 광주효성청소년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학교 밖 청소년의 자존감 향상을 위해 학교 밖 청소년의 소소한 행복찾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선정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행복을 위한 상금도 지급되는데, 코로나19로 지친 자신과 친구, 가족들을 위해 잠시나마 행복한 상상을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년에 학교를 그만뒀던 세진이의 소소한 행복은 어떤 것일까? 저는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느낌이 싫어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았어요. 바쁘니까 좋았어요. 왜냐하면 몸이 바쁠수록 머릿속의 잡생각들을 없애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 다이어리에는 달마다 빽빽한 스케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힐링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눈 돌릴 틈 없이 살았어요. 가끔 친구들 만날 때면 잘 지내는 행세를 하곤 했지만, 집에 오면 다들 학교나 직장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나만 멈춰있는 것 같은 세상이 싫었어요.
그렇게 바쁘게 일하며 번 돈마저도 사실상 나를 위해서 쓰지 못했어요. 집에서의 모든 지원이 끊겼죠. 부모님과의 갈등이 학교를 그만둠으로써 깊어졌고, 당장 써야 하는 교통비부터 병원비까지 모두 얼마 나오지 않는 제 아르바이트비로 충당해야 했어요. 아르바이트를 했던 많은 곳에서는 고등학교 중퇴라는 저의 학력과 나이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많은 열정페이와 무시들을 받기도 했어요.
곁 지켜준 소중한 사람들
하지만 모두가 그러지는 않았어요. 무작정 사회에 뛰어든 저에게 조언도 해 주고 자신들의 경험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런 분들 덕분에 구체적으로 저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기도 하고, 또 제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는 기회가 생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남들에게 속도를 맞추기에 급급했던 저는 제게 맞는 속도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저는 그저 제 속도에 맞게 맞추어 걸으면 된다는 것을 말이에요. 어린 시절 유난히 밥을 느리게 먹던 제가 친구들에게 밥 먹는 속도를 맞추기 위해 허겁지겁 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죠. 그리고 저는 이제 목표 없이 아르바이트만 하던 제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려고 해요. 잃어버렸던 제 길을 맞춰나가며 학교를 그만둠과 동시에 포기했던 대학과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있고, 무기력하고 한없이 우울한 제 자신도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렇게 저를 파트타이머가 아닌 저 자신 세진이로 만들어 준, 제 곁을 항상 지켜준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저라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친구들과 언니, 오빠, 동생들 같이 일하는 동료들….
그래서 저는 소소한 행복을 위해 마침내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았어요. 그것은 바로 디저트 만들기에요. 제가 어릴 적부터 친구들에게 이것저것 만들어주고 그것을 받은 친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했던 제가 떠올랐어요. 굳이 디저트인 것에는 이유가 있는데요. 제가 요즘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 생기면 항상 집 뒤에 있는 디저트 카페에 가서 달달한 케이크나 바삭한 스콘을 사 먹곤 해요. 그러면 스트레스는 언제 있었냐는 듯이 눈 녹듯 사라지고 걱정에 시달렸던 하루도 달달한 티라미수 한입 가득 넣어 먹으면 머릿속에는 달달함으로 가득 차요. 요즘 저의 소소한 힐링은 바로 이것이에요. 찐하고 달달한 디저트와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이에요.
일상의 즐거움
자신이 직접 만든 맛있는 디저트로 걱정이 많은 친구에게는 잠시 그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언제나 자신을 지지해 준 사람에게는 달달함의 맛에 행복의 엔도르핀을 만들어주는 그런 디저트를 선물해주고 싶다는 세진이. 그 친구들을 떠올리며 정성스럽게 디저트를 만드는 시간과 그것을 받고 기뻐해 주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자신의 힐링이자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세진이의 일상이 늘 달달하기를 바란다.
엄마에게 향수를 사 드리고 싶다는 친구는 "저희 엄마는 평생 비싼 향수를 써 보신 적이 없으세요. 저저번 생신때 조그만한 싼 향수를 사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찡했어요. 엄마에게 좋은 향수를 사드리고 싶어요."라고 했다. 인문학과 철학에 관심이 많은 친구는 그 분야에 관련된 책을 사고 싶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보낼 수 있을까?"라면서 아직 그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이 행복해지려면 불행한 사람을 먼저 도와주어야 한다면서 카카오에서 만든 사회공헌 플랫폼인 '카카오 같이가치'에 기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학교 밖 청소년의 자립역량 강화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쌀베이킹 작업장'수떡공예'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친구는 곧 있을 할머니의 칠순을 맞아 생신 케이크로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앙금플라워 케이크를 만들어 선물해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일상 속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은 어떤 것인가요?